AI가 자산을 굴려준다고?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 알고리즘 구조 정리

로보어드바이저가 AI를 활용하여 자산을 관리하는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중앙의 빛나는 뇌 이미지를 중심으로 금융 그래프, 화폐 기호, 연결된 네트워크 패턴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AI 기술이 금융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 전략을 세우는 과정을 시각화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을 자동으로 관리해준다는 건 이제 많이들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정작 내부에서 어떤 알고리즘이 돌아가는지는 막연하게만 느껴지더라고요. AI가 대신 투자한다고 하니 왠지 믿음직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돈을 기계에 맡기는 게 맞나 싶기도 해요.


AI가 내 돈을 굴려준다는 로보어드바이저, 속을 들여다보니


로보어드바이저의 실제 작동 구조는 크게 세 가지 핵심 모듈로 나뉘어요. 자산배분(Asset Allocation), 상품선택(Product Selection), 시장 타이밍(Market Timing)이 그것인데요. 각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투자자의 돈을 자동으로 관리해요.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복잡한 시스템이더라고요.


자산배분 알고리즘의 실체


가장 핵심이 되는 자산배분 모듈은 주로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PT)과 블랙리터만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해요. MPT는 1952년 해리 마코위츠가 개발한 이론인데, 간단히 말해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원칙을 수학적으로 풀어낸 거예요.


여기서 수익률은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고, 위험은 단순히 손실 확률이 아니라 변동성으로 측정해요. 예를 들어 매일 1%씩 꾸준히 오르는 주식보다 하루는 10% 오르고 다음날 8% 떨어지는 주식이 더 위험하다고 보는 거죠.


블랙리터만 모델은 M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돼요. 시장의 균형 상태에서 출발해서 투자자의 전망을 추가로 반영하는 방식이에요. 문제는 이 '투자자 전망'을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인데, 최근엔 SVM(서포트 벡터 머신) 같은 머신러닝 기법으로 자동 생성하는 로보어드바이저도 등장했어요.


실제로 국내 한 연구에서 SVM으로 투자자 전망을 만들어 블랙리터만 모델에 적용했더니 총수익률 6.4%, MDD(최대 낙폭) 20.8%를 기록했다고 해요. 샤프비율도 0.17로 다른 알고리즘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고요.


상품선택과 머신러닝의 역할


상품선택 모듈에서는 실제로 어떤 ETF나 주식을 살지 결정해요. 여기서 머신러닝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는데, 과거 수익률, 변동성, 거래량 등 수십 개의 변수를 분석해서 최적의 상품을 골라내요.


SVM 외에도 의사결정트리, 랜덤 포레스트 같은 전통적인 머신러닝 알고리즘부터 최근엔 LSTM(Long Short-Term Memory) 같은 딥러닝 기법까지 동원되고 있어요. LSTM은 시계열 데이터 예측에 특화된 알고리즘인데, 과거 12개월의 데이터로 다음 달 수익률을 예측하는 식으로 활용돼요.


재밌는 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들이 대부분 코스콤 테스트베드 센터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여기서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등 세 가지 유형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실제 성과를 검증받아요. 일종의 품질 인증 시스템인 셈이죠.


시장 타이밍, AI의 한계


시장 타이밍 모듈이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이에요. 언제 사고 팔지를 결정하는 건데, 솔직히 이게 정말 가능한가 싶거든요. 실제로 많은 로보어드바이저가 단기적인 시장 타이밍보다는 장기 투자와 주기적 리밸런싱에 중점을 둬요.


그래도 일부 로보어드바이저는 모멘텀 지표, 변동성 지수, 거래량 패턴 등을 실시간 분석해서 매매 시점을 조정한다고 광고해요.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 폭락 같은 블랙스완 이벤트는 AI도 예측하지 못했어요. 학습 데이터에 없던 패턴이니까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현황


2025년 기준으로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는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요. 2017년 3만 8천명이던 투자자가 2020년엔 27만 8천명으로 늘었고, 운용 자산도 4천억원에서 1조 4천억원으로 급증했어요.


미래에셋증권의 연금 로보어드바이저는 2025년 1월 기준 약 2조 3천억원을 운용하고 있고, 파운트, 쿼터백, 불릴레오, 핀트 같은 스타트업들도 각자의 알고리즘으로 경쟁하고 있어요.


흥미로운 건 해외 로보어드바이저가 주로 수수료 절감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국내는 오히려 기존보다 수수료가 높은 경우도 있다는 점이에요. 마치 알파고 수준의 AI를 탑재한 것처럼 마케팅하면서 말이죠. 실제론 대부분 베타 전략(시장 평균 수익률 추종)을 쓰는데도요.


진짜 AI인가, 마케팅인가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관계자 말로는 블랙박스 전략이라고 불리는 진짜 AI 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래요. 변수나 함수 관계까지 알고리즘이 스스로 파악하는 수준까진 못 간다는 거죠. 대부분은 인간이 만든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실행만 하는 수준이에요.


그래도 감정적 판단 없이 일관된 원칙으로 투자한다는 점, 24시간 시장을 모니터링한다는 점, 자동 리밸런싱으로 위험을 관리한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에요. 특히 투자 초보자나 시간이 없는 직장인에겐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어요.


다만 로보어드바이저가 만능은 아니에요. 알고리즘도 결국 과거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물이고, 미래는 과거와 다를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수많은 로보어드바이저가 비슷한 알고리즘을 쓰다 보니 서로의 전략을 무력화시키는 일도 벌어진대요.


결국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의 보조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완전히 맡기기보단 일부 자산만 배분하거나, 직접 투자와 병행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어떨까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내 돈은 내가 관심 갖고 관리해야 한다는 기본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집주인이 전세금 안 돌려주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법 총정리